[썰 만화 ] 대학 생활 말기에 있었던 짤막한 추억 한 자락

[썰 만화 ] 대학 생활 말기에 있었던 짤막한 추억 한 자락

음주에 따른 기억력의 쇠퇴와 자연스런 망각에서 자유롭지는 못하지만

결단코 내가 아래에 쓰는 글들과 대사는

당시의 진상과 크게 다를 바 없음을 맹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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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게 언제였냐 하면, 내가 대학 다닐 때였다.

나는 졸업반이었고, 그냥저냥 정도의 대기업 지방 브랜치에 취직이 확정된 상태로

대학생활 막바지에 뭘 하면 즐거운 추억이 될까를 고민하던 시점.



평소 친하게 지내던 1년 후배 여자애(이하 다정)가 있었다.

술잔도 자주 나누고, 내가 기타를 치다가 아는 노래가 나오면 따라 부르곤 하던

가끔 많이 취해서는 나중에 뭐 해먹고 사냐고 푸념 삼아 넋두리를 내뱉곤 하던

여자애들 중에선 가장 가깝게 지내던 아이였다.

나를 잘 따르는 아이였고, 내가 생각해도 참 매력적인 아이였다.

남자친구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그날 마음이 허해서 혼자 자취방에서 술을 한잔 했을 정도로.

깨졌다는 말을 듣고 또한 기뻐하며 하루 종일 미소가 떠나지 않았을 정도로.

그러나 나는 의식적으로 그 이상 가까워지는 것을 피했는데

CC란 것이 잘못될 경우 얼마나 개같은 경우가 되는지를 미리 경험한 바 있기 때문이었다.



졸업을 약 보름 앞둔 날, 평소처럼 과방 소파에 앉아 기타를 뜯어대고 있었는데

다정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햇볕 좋은 날에 기타 끌어안고 청승을 부리고 있는 나를 보며 한껏 깔깔대며 놀리는 모습도

이제 며칠 뒤면 더 못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어째 마주 놀릴 기운이 없어졌다.

별 대꾸 없이 슬쩍 웃으며 Am 코드 아르페지오를 튕기고 있자니

이 녀석이 옆에 와 풀썩 주저앉는다.



잠시 둘 다 별 말 없이 앉아서

다정이는 멍하니 천장만 바라보고 있고

나는 한참 기타를 괴롭히다가 겁나 진지하고 조용한 목소리로 크라잉넛의 '비둘기'를 불렀다.

다정이는 웃음이 빵 터져서 한참을 깔깔대더니

아 이젠 이런 개그도 못듣겠네, 아쉬워서 어쩌나, 등등의 말을 지껄였다.

그런 말을 듣고 있자니 나도 참 많이 아쉬워 하던 차에, 불쑥 말을 꺼냈다.

오늘 술 한잔 하자고.

별로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다정이는 승낙을 했고, 강의 다 끝난 오후 6시에

흔히 약속장소로 자주 쓰이는 학교 앞의 거리의 약국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몇 시간 쯤 뒤, 나는 약속시간보다 15분쯤 늦어서 헐레벌떡 뛰어 약국 앞에 도착했다.

삐친 표정을 하고 있는 다정이에게 사정이 있어서 늦었다고 변명을 해 보았지만

무슨 사정이냐고 집요하게 캐묻는 통에 거짓말도 꾸며내지 못한 채

레이드가 헬팟이 걸려서 늦었다고 이실직고 할 수밖에 없었다.



단단히 토라진 다정이를 어르고 달래서

자주 가던 조용하고 분위기 옛날스러운 술집으로 데려갔다.

여자애랑 단둘이서 여기 온 건 처음이라는 말에

다정이는 조금 미심쩍은 눈치다.



"예전에 영주 언니(예전 CC였던)랑 같이 온 적도 없어요?"

"걔는 옛날노래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많이 알지도 못함ㅋ"



가게 분위기상 김광석, 이문세, 둘다섯, 좀 더 옛날로 가면 김민기까지 해서

우리 세대들에겐 흔히 '옛날 노래'라 불리는 음악이 자주 나오는 곳이었다.

나는 부모님의 영향 탓에 그런 노래들에 매우 익숙해 있고

다정이도 그 나이대의 여자애 답지 않게 옛날 노래를 매우 좋아했다.

음악 취향이 참 비슷한 덕에 이야기가 잘 통하긴 했었다.



가게가 좀 외진 곳에 있는 탓에 저녁시간이 좀 흘러도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다.

생맥주 하나씩 시켜 놓고 한참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카운터로 가서 사장님한테 통기타를 빌렸다.

평소에 혼자 와서 하도 술을 퍼마시다 보니 안면이 트여서 이런 부탁도 쉽게 들어 주신다.

게다가 내가 노래를 할 수 있도록 음악을 아예 꺼 주시는 스타급 센스.

기타를 들고 자리로 돌아오니 다정이는 작게 환호하면서 박수를 쳤다.



둘다섯의 긴머리 소녀,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 등을

크지 않은 목소리로 나직하게 불렀다.

다정이는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 역시 은근한 목소리로 따라 노래했는데

이게 별로 많이 마신 술도 아닌데

이상하게 다정이가 너무 예뻐 보였다.

기타를 치는 내 손을 보다가 내 눈을 보다가 하면서 음악에 맞춰 흔들흔들 하는 몸짓이

묘하게도 섹시해 보였다.



아, 확실히 그때 취하긴 취했었나보다. 다짜고짜로

"우리 소맥으로 섞어 마셔볼까?"

같은 소리를 지껄였던 걸 보면.

다정이는 주저없이 콜을 외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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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바 보통 보면 섹드립 겔은 이쯤에서 글 끊던데

끊으면 다시 못쓸까봐 그냥 계속 쓸란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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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내가 진짜 얘를 술을 먹여서 어떻게 해 보겠다는

그런 불순한 의도로 소맥을 제안한 건 결단코 아니었다.

얘랑 나랑 둘 다 술에 떡이 되서 과방에서 밤을 보낸 적도 한두번이 아니었고.



그렇게 일배일배부일배 하면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자니

슬슬 한두 테이블씩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주변에 폐를 끼칠 수도 없고 해서 사장님께 기타를 반납하고 감사 인사를 한 후 자리로 돌아오려는데

아, 이 녀석이 테이블을 건너와 내 옆자리에 멀뚱히 앉아 있다(1테이블 4인석).

얘가 화장실 갔다 오다가 자리를 착각했나 싶어

원래 다정이가 앉던 자리에 가서 앉은 후 잔과 수저를 서로 바꿔 놓고 고개를 들어 보니

얘 얼굴이 장난 아니게 험악하다.



시발 내가 뭘 잘못했지 싶어서 부단히 머리를 굴리고 있었는데

다정이가 다짜고짜 자기 잔을 꿀꺽꿀꺽 들이킨다.

상황이 험악하고 급박한 와중에도 여자애가 그렇게 술을 막 들이키는 걸 보니

쎼....쎾씨하다 하는 마음이 드는 건 내가 발정남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남자란 다 그런건지ㅋ



거하게 잔을 비우고 난 다정이는 한참 말이 없다.

난 죄라도 지은 양 묵묵히 내 잔을 찔끔찔끔 마시고 있는데

다정이가 대뜸 말을 툭 던진다.



"오빠, 이제 곧 졸업이죠?"

"....어, 그렇지."

"취직도 됐고, 대학생활 하면서 CC도 해봤고, 뭐 별로 아쉬울 것도 없겠네요?"



사실 이때 그냥 'ㅎㅎ 그렇지 뭐' 하면서 대강 넘길 수도 있었는데, 술기운이었는지 아니면 뭐였는지

선뜻 뭔가 대답이 나오지를 않고 머뭇거렸다.

다정이는 뭔가 싶었는지 막 물고 들어왔다.



"왜? 왜? 뭐 아쉬움 남는 거 있어요?"

"야 ㅎㅎ....사람이 아쉬움 없이 사는게 가능키나 하냐."

"뭐 어떤 게 아쉬워요? 졸업하기 전에 빨리 할 수 있는거면 해요! 그래야 아쉬움 안 남지."



나는 피식피식 웃으면서 술잔만 비웠고, 다정이는 좀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나는 시발 될대로 되라 ㅋㅋ 하는 심정에 그냥 되는대로 대답했다.



"내 이상형인 여자랑 못 사귀고 대학생활 끝내는게, 그게 제일 아쉽다."

"이상형? 어떤 타입?"

"키 좀 작고, 좀 왜소해 보인다 싶을 정도로 아담하고, 귀여운 애."



내 대답은 철저히 전 CC였던, 키도 늘씬하게 크고, 테니스 귀공녀 답게 탄탄했고, 눈매가 매서웠던 영주의 반대 타입이었다.



사실 이때의 내가 했던 이 대답은, 좀 귀찮다 싶었던 탓에 되는대로 전 여친의 반대되는 특성만 주워섬겼던 점이 없지 않았다.

그런데 이 말을 들은 다정이의 눈빛이 좀 묘해졌다.

굳이 표현하자면, 갑작스레 좀 열의가 서린 눈빛이랄까.



입을 열듯 말듯 하던 다정이가 툭 터지듯 말을 뱉었다.

"오빠가 말한 타입이랑 나랑 되게 비슷한데, 왜 나랑 사귀자는 말은 안했어요?"



순간적으로 콧방귀가 펑 터질 뻔 했지만, 그건 참 실례되는 행동이라 간신히 참았다.

얘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원.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쏘아붙이려던 직전,

이유는 모르겠지만 가끔씩 갑자기 발휘되는 냉정한 시각에 따라 다정이를 관찰했다.



확실히 말도 안되는 소리가 아니긴 하다.

155cm 가량의 작은 신장

짧으면 옆으로 굵어지는 통상 한국여성들과는 하등 관계 없는 가녀린 체구

귀엽....지 뭐. 저 정도면. 아니, 예쁜 편이지.



관찰을 끝내고 나니, 타이밍상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라고 일갈하기에는 좀 늦어버렸다.

투수의 변화구에 속은 타자의 심정을 좀 알 것 같기도 했다.

뭐라 말을 하기는 해야 되는데, 고작 뱉은 소리가 이거였다는 점은 아직까지도 쪽팔림을 금할 수 없다.



"너 뭐 입학하고 금방 남친 사귀더만 ㅎㅎ"



다정이는 '어떻게 인간이 저렇게 멍청할 수 있지' 라는 듯한 눈길로 나를 보았다.



"그 인간이랑 딱 두 달 만나고 헤어졌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그냥 혼자예요. 오빠가 영주 언니랑 헤어진 거 보고 한 달 뒤에 헤어졌어요."





와 시발,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난 좀 멍청하긴 하지만 저게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들을 만큼 바보는 아니다.

나는 다정이가 한 말의 의미에 조금은 충격을 받아 잠시 멍한 상태로 술잔만 바라봤다.

다정이는 내 잔을 다시 소맥으로 채워 주었다(야 이 녀석아, 그런데 소주랑 맥주 비율이 반반이잖아).



"오빠는 평소에 절대 모험 안하죠? 안전한 수만 두고?"



나는 말 없이 고개만 끄덕끄덕.



"그래서 지금도 무슨 말 하면 어떻게 되나, 덤터기 쓸까, 머리 막 굴리면서 계산 막 하고 있죠?"



시발 아까부터 왜 이렇게 된 거지 ㅎㅎ....



"이대로 놔두면 밤이 새거나 내가 답답해 죽거나 할거같으니 내가 그냥 말할래요. 나 오빠 좋아해요. 입학할 때부터."











나는 다정이의 고백 이후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다가

'시간 늦었으니 이제 가야지' 라는 개쓰레기같은 말을 끝으로

계산을 하고 술집을 나섰다.



오른쪽 앞에서 반걸음 쯤 앞서 약간 취한 걸음걸이로 걷고 있는 다정이의 뒷모습을 흘끔흘끔 보면서 걷자니

내가 아주 그냥 개병신이 된 느낌이다.

제대로 된 대응도 하지 못하고, 다정이가 밝힌 진심에 적절한 답도 못 하고

손도 못 쓴 채 대마를 통째로 잃게 생긴 바둑 기사가 된 느낌이었다.

이대로 집으로 가서 얘를 잊어버리고 있다가 지방으로 내려가면 되나....

스스로에게 떠올린 의문에 답을 못 하고 있던 찰나,



"오빠, 아이스크림 사줘요."



하면서 다정이가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간다.

나는 이가 시려서 평소 아이스크림을 거의 먹지 않지만 뭐

지금 다정이가 원하는 건 그냥 해주고 싶었다.



메로나 하나를 골라서 나오던 다정이는

내게 메로나를 척 쥐어주더니 지하철은 음식물 반입 금지라며

근처의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걸어 들어간다.

뜬금없는 투철한 준법정신에 나는 폭소를 터뜨릴 뻔 했지만 간신히 참고

둘이 나란히 벤치에 앉았다.



나는 메로나를 까서 다정이에게 건냈는데

얘가 되려 나한테 한 입 먹으라고 내민다.

거절하기도 뭣해서 약 손가락 반마디 만큼 베어물었는데



오, 어, 엉?



다정이가 내 얼굴, 정확히 말하자면 내 입술로

매우 빠른 것 같으면서도 천천히, 우악스러운 듯 하면서도 은근하게 접근해 왔다.

입술이란 문으로 닫혀 있던 서로의 구강이 경계를 허물면서

두 사람에게 처음으로 공유된 공간이 생긴 듯 했다.

당연히 메로나는 빠르게 녹았다.



그렇게 몇 분 동안 우리는 키스를 하며 메로나 하나를 나누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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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원래 끊어갈 만한 타이밍 아닌가 ㅋㅋㅋㅋ

아 진짜 끊으면 쪽팔려서 다시 못쓸까봐 술 빨고 계속 쓴다

욕하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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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또는 얼마간 달콤한 키스(그 의미 그대로의)를 하고 나니

나는 정신이 번쩍 났다.

일단 아이스크림으로 키스를 한다는 신개념을 접해서 놀란 것도 있겠고

아니 그냥 이 상황 자체가 전혀 납득이 되지 않고 낯설기 그지없었다.



키스 끝에 다정이는 내 어깨에 머리를 기대 왔다.

나는 생경스러운 손짓으로 다정이의 손을 잡았고, 그녀도 내 손을 맞잡았다.

그렇게 한 15분을 앉아 있었던 것 같다.

갑자기 내 폰이 울렸다. 꺼내 보니 어머니한테서의 전화다.



"오늘도 많이 늦어?"

"아, 예. 저, 그, 오늘 친구가 제 취직빵 쏜다고 자취방 개방했어요."

"ㅉㅉ, 적당히 마시고 내일 일찍 바로 학교 가라."

"네, 주무세요."



.....내가 무슨 생각으로 저런 구라를 쳤는지 모르겠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효도할게요.

잠든 것 같았던 다정이가 쿡, 웃는다. 그러더니 배시시 웃으며 날 올려다본다.



"오늘 나랑 마신게 취직빵이예요? 나 자취방 개방해야 돼?"

"자취도 안 하는 주제에 헛소리는."



깔깔대며 웃는 다정이를 보고 있자니, 내가 해야 될 말은 다른 게 아니라 이미 정해진 게 아닌가 싶었다.

술에 몽롱해진 머리 때문인지 뭔지는 몰라도, 나는 갑자기 용감해져서

다정이의 양 어깨를 붙잡고 개드립을 치기 시작했다.

오늘 밤 같이 있고 싶다고.

이런 말 하는 스스로도 잘 이해가 안되지만, 그래야 될 것 같다고.

다정이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약하게 끄덕끄덕 했다.





멀지 않은 영화관 근처에 즐비한 모텔들 중 하나를 골라 들어갔다.

아니 뭐 그냥 아무데나 들어갔다. 고무장갑이랑 여러가지가 담긴 백을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서 나는 바닥에 앉아 침대에 등을 기대고, 다정이는 침대에 걸터앉아 있더니

불현듯 씻어야 된다고 화장실로 달음질쳐 들어갔다.

나는 도무지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 안 되는 와중에 중얼중얼했다

내가 다정이랑 모텔에ㅋ 와 이거 참ㅋ 세상 일이란게 참ㅋ 하면서

다정이와 공유하는 대학 시절의 추억들을 떠올렸다.



30분쯤 후 다정이는 수건으로 스스로를 둘둘 감싼 채 화장실에서 나오더니

부리나케 침대의 이불 속으로 뛰쳐들어갔다.

이때부터 내 눈깔이랑 정신이 좀 훽 돌아버린 게 틀림없는 것이

그 모습이 되게 사랑스러워 보이고, 동시에 아랫도리가 마구 꼴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나도 씻을게, 하면서 화장실로 들어와서 샤워를 하는데

세면대 한 구석에 다정이의 컨택트렌즈 케이스가 눈에 들어왔다.

이상하게 이때부터 내 안의 변태근성이 갑자기 불이 붙었다.

오호라 요년이 지금은 눈도 제대로 안 보이는 상황이겠구나 이히히 홍낄낄!

이 느낌이 내 거시기를 마구 팽창시켰다.



나는 샤워를 마치고 수건으로 아랫도리만 대충 가린 후 화장실을 나섰다.

흘끗 보니 침대 위에 둥글고 완만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다정이의 실루엣이 보였다.

나는 잠시 궁리를 하다가, 다정이를 불렀다.



"다정아, 화장실 바닥에 뭐 떨어져 있던데, 이거 네 렌즈 아냐?"



다정이는 이불에서 고개를 내밀어 내 쪽을 보았다.

요녀석아, 당연히 안 보이지.



"뭐예요 그거? 내 렌즈 케이스?"

"아니 그런데 이게, 떨어져서 깨졌나봐. 내가 그걸 밟은 거 같아...."

"어?! 진짜요?"



다정이는 화들짝 놀라더니 내 쪽으로(수건은 그대로 감싸고) 다가왔고

나는 그 순간 조명을 꺼버렸다.

다정이는 꺅 소리를 지르더니 그대로 얼어붙은 모양이다.



나는 달려들어 다정이를 안았다. 그리고 수건을 잡아채서 어딘가로 던졌다.

다정이는 놀라서 몸이 뻣뻣이 굳어버렸다. 나는 다정이의 몸을 돌려 백허그 자세가 되었다.

내 일어선 거시기가 다정이의 엉덩이를 건드렸고, 흠칫하는 몸짓에 더욱 흥분해서 강하게 끌어안았다.

그대로 난 귓가에 속삭였다.



"당연히 구라지ㅋ 너 이불에서 나오게 하려고 구라친 거임ㅋㅋㅋ"



다정이는 치사하다느니, 음흉하다느니, 변태라느니 하는 소리를 막 주억거렸다.

오, 그런 말은 지금 나를 더욱 자극하는 것에만 효과가 있다.

백허그를 하던 손을 내려 배꼽과 치골을 훑었고, 입으로는 목덜미를 훑었다.

간지러운 듯 몸을 꼬며 이리저리 피하는 몸짓을 나는 집요하게 따라붙었다.

그러다가 나는 양 손을 다정이의 겨드랑이 아래로 집어넣어 가슴을 움켜쥐고는 뇌까렸다.



"솔직한 남자의 백허그."



말도 안된다며, 남자들은 다 이런 백허그 하고 싶어하느냐고 더듬더듬 말하던 다정이에게

이게 진짜라며, 드라마는 다 구라라고, 사실 남자들이 하고 싶은 백허그는 이런 거라고 속삭였다.

....뭐, 워낙 마른 탓에 그립감은 별로였지만.



다정이의 몸을 끌어안아 침대에 눕히고는

온몸을 스캔 하듯이 손과 입으로 훑었다. 무릎 아래의 종아리와 발목에서 특히 강한 반응이 왔다. 거 참.

목덜미에서 쇄골로, 겨드랑이에서 가슴으로, 종아리에서 허벅지를 거쳐 그 사이로 왕복하다가

드디어 털숲으로 무성한 성소에 도달했다.

나는 '우와 비가 왔네' 라는 저질 개드립으로 포문을 열었고

다정이는 부끄러워하며 손으로 디펜스를 했지만, 나는 그 손을 단호하게 잡아 치웠다.



어두운 조명으로 인해 시야가 엉망이었기에

나는 침대 옆 탁자에 있던 등갓이 씌여진 작은 스탠드를 켰다.

다정이의 ㅂㅈ는.....우와, 내장형이다.

안쪽으로 말려 들어간 형태, 날개도 보이지 않는. 하지만 벌써 안에서 나온 물로 젖었다.

내 손이 닿자 다정이는 흠칫하며 다시 손을 뻗어 가리려 했지만

내가 그 손을 약하게 깨물며 '가만 있어' 라고 으르렁대자, 손은 조금 떨며 허벅다리에 머물렀다.



양손으로 다정이의 ㅂㅈ를 벌리면서 혓바닥으로 은근히 자극하니 뭔가 슬슬 열린다.

고개를 들어 다정이의 표정을 보니 눈을 꽉 감고 입도 앙다물었다.

손가락으로 ㅋㄹ를 자극하니 흠칫흠칫 몸을 떠는데, 우와 솔직히 이런 모습은 보살도 변태로 만들것 같았다

아 물론 난 원래 변태가 맞지만 ㅎㅎ



중지를 이리저리 밀고 당기면서 ㅂㅈ 속으로 밀어넣고는

마디를 위로 하여 이리저리 탐색을 하던 찰나

다정이가 막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 반응에 나는 극도로 흥분해서 손가락으로는 동굴 윗벽을, 혀로는 ㅋㄹ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다정이가 말도 안되는 소리를 막 내뱉으면서 신음을 하다가 드디어 뭔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라고.



이건 또 뭔 소리야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이상하게 그 말이 막 흥분이 되더라 ㅋㅋㅋ

평소에 내가 가학 취향이 있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티모로 나서스 괴롭힐때 풀발기함....)

그 말에 내가 덩달아 막 정신이 나가서

다정이의 귓가에 입을 갖다대로 '잘못했어 안했어 응?' 하면서 막 다그치기 시작했다.

다정이는 숨이 턱턱 막히는 목소리리로 연신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를 연발하고 있었고.



그러다가 다정이가 갑자기 정신이 돌아온 건지 뭔지는 모르겠는데



"오빠, 내가 뭘 잘못했는데!"



하면서 막 앙탈을 부렸다.

오옼ㅋㅋㅋㅋ꼴린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더욱 흥분해서 손가락으로는 여전히 동굴 천장에 암각화를 그리면서

입으로는 다정이의 빈유를 마구 빨아올리면서 뇌까렸다. 뭐, 잘못을 안했다고?! 응? 안했다고?!



잠깐만에 다정이는 금방 다시 잘못했어요를 연발하며 몸을 바르르 떨더라 ㅋㅋㅋ





어느 정도 시점이 되었다 싶어서 나는 내 거시기를 조심스럽게 다정이의 ㅂㅈ에 입장시켰다.

시발ㅋㅋㅋ 말이 좋아서 조심스러운거지, 이미 난 흥분을 할대로 해서

중세 전투범선이 적선에 충각 박아넣듯이 넣었던 것 같다.

당연히 다정이는 고통에 몸을 떨었고, 나는 곧장 운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잠시 기다리며 키스를 했다. 그러면서 이빨을 좀 깠지.

나도 너를 참 많이 생각했었다고. 그런데 너도 나를 생각했을줄은 정말 몰랐다고 운운.

이제 와서라도 마음 알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사실 이때 했던 말은 지금 생각해도 진심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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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화장실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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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삽입 상태에서 기다리자 다정이는 이제 안 아프다며 내게 입맞춤을 했고

나는 천천히 움직였다.

시원찮은 조명이었지만 다정이의 눈과 표정은 잘 보였고

우리는 서로를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섹스를 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우리는 자세를 바꾸어서 다정이가 내 위로 올라오게 되었다.

다정이는 나름대로 위아래로 들썩거리긴 했지만, 뭔가 영 시원찮았다.

허리는 잘록하지만 가슴이 없다 보니 출렁임을 볼 수도 없고 ㅎㅎ



얼마간을 그러다가, 갑자기 나는 내 하체를 움직여 막 올려쳤다.

다정이는 갑작스레 기습을 당한 양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고

나는 그 소리에 더욱 흥분해서 가일층 움직임에 힘을 더했다.

내 다리를 세워 각도를 더 용이하게 만든 후 파워풀하게 업슛을 던졌고

다정이는 양 팔을 내 목 양옆에 짚고 버티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푹 무너지면서 내 가슴 위로 안겨들어왔다.



나는 양 손으로 다정이의 허리를 강하게 움켜쥐고 올려치기를 계속했고

다정이는 얼굴을 내 얼굴 오른쪽에 묻은 채 흐윽 흑 하는 소리만을 연신 내었다.

코끝에 다정이의 머리칼이 간질거리고 온몸에 다정이의 살결이 느껴지면서

나는 미처 뺄 생각도 하지 못하고 다정이의 안에 사정을 해버렸다.







사정 후에도 내 몸 위에 널부러져 헉헉대는 다정이를 눕히고

가슴과 ㅂㅈ를 비롯해 온 몸을 쓰다듬었다.

설마 졸업 전에 같이 잠자리를 하게 될 거란 생각은 못 했던 애와 이렇게 잠자리를 같이 하고 나니

만감이 교차하면서도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발목을 내 손이 쓸고 지날 때마다 흠칫대는 다정이와

오랜 키스를 나누었다.



한참을 누워 있던 다정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내 뺨에 입을 맞추고는 미소짓는다.

나도 다정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는, 서로 끌어안고 샤워를 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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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해피엔딩으로 끝났으면 좋겠지만, 진짜 세상 일이 내 맘대로 되는 건 아니더라.

자연스레 원거리 연애의 난점들이 터져나오고 하다 보니.....하 시발....ㅋㅋㅋㅋㅋ



그 뒤의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하기로 하고, 아 졸린다 는 훼이크고

쓰다 보니 술이 다 깼다
이 기사는 Sseoltv.com에서 집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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